< 아트&아트인 > ‘끝없는 실험’ 설치미술가 권남득
전시에서 권 작가는 과학과 예술을 조합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조각, 설치, 키네틱, 드로잉 등 다양한 미술영역에서 실험을 거듭해 온 결과물이다. 그가 "고장나지 마!"라고 외친 '기계'들은 어느덧 작품(?)이 됐다. 플라스틱 와인컵, 티타늄, 스텝모터 등으로 완성된 흥미로운 작품들은 미완의 스케치 작업과 함께 전시장 곳곳에 펼쳐질 예정이다.
권 작가는 석사과정을 밟던 지난 2007년 '제2회 포스코스틸아트 어워드' 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포스코스틸아트 어워드는 포스코청암재단이 작품의 재료를 철로 한정한 국내 최초의 미술공모전이다. 당시 권 작가는 '호흡하다'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거머쥐었다. 금속을 갉아먹고 사는 벌레가 있다는 설정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작품에서 권 작가는 육면체로 만든 철 구조물 안에 금속벌레가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LCD로 비췄다.
 
권 작가는 지금도 정적인 미술보다는 동적인 미술을 선호한다. 움직임이 가능한 설치미술에 애착을 갖고 있으며, 작품 구성에 영상매체, LED 등을 즐겨 사용한다. 고정되지 않은 조형들을 통해 공간 자체에 생동감을 일으키고자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갤리리도스 '움직이는 조형 연구소'전 이색 전시…영상매체 통해 생동감 전달
그의 마지막 개인전은 지난 2009년에 있었다. SeMA(서울시립미술관) 신진작가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된 권 작가는 BASEMENT갤러리에서 '제3의 눈'이란 제목의 전시를 열었다. 전시에서 권 작가는 1960년대 이전에 사용됐던 카메라를 주요 소품으로 등장시켰다. 전쟁을 주제로 사물의 흔적이 부르는 기억과 상상을 화두로 삼았다. 그에게 낡은 카메라는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통로였다.
 
시간이 흘러 권 작가의 작업 스타일은 이전과 다르게 변화했다. 소품이 가진 내적 의미보다는 소품 자체의 물리적 특성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실제 2년 전 그룹전에서 그는 움직이는 동양 산수화를 선보였다. 유리로 된 거대한 공간에 감지기를 놓고, 화면 위에 철가루를 뿌려 자력으로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였다.
권 작가는 나아가 '움직이는 조형 연구소'를 준비하며 3D프린터, 금속레이저 컷팅기를 사용했다. 전자회로와 전동모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스텐레스 스틸을 잘라 플라스틱 오브제(일회용 용기)와 접착시켰다. 권 작가는 "3D프린터로 못 만들 것이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상황에서 예술가의 역할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라고 했다.
기술의 집약
그가 취급한 오브제는 일상에서 기계를 통해 대량생산되고 있는 소모품들이다. 생산자의 입장에서 보면 값싼 물건이지만 예술품으로서의 가치를 매긴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기계와 예술의 다른 점은 '아름다움'에 있다.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인간'만이 예술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권남득_평론_1.png
권남득_평론_2.png
보도자료(아트아트인)_1.png